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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현성당

성당천주교 서울 중구 · 1892 · Yakhyeon Catholic Church

사진: Wikimedia Commons

1892년 완공된 한국 최초의 서양식 벽돌 성당으로, 명동성당보다 여섯 해 앞서 세워졌으며 사적으로 지정되어 있다. 명동성당을 설계한 프랑스 신부 코스트의 설계로 지어졌고, 약초밭이 있던 언덕이라는 뜻의 '약현(藥峴)'이 이름이 되었다. 이 언덕은 수많은 신자가 처형된 서소문 순교 터가 내려다보이는 자리로, 박해가 끝난 뒤 신자들은 일부러 순교의 땅을 굽어보는 곳에 첫 벽돌 성당을 세웠다. 처형장이 보이는 언덕 위의 예배당이라는 입지 자체가, 죽음의 기억을 부활의 소망으로 바꾸는 신앙의 선언이었던 셈이다. 아담한 규모의 고딕풍 성당은 이후 지어질 한국 벽돌 성당들의 원형이 되어 건축사적으로도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 1998년 화재로 지붕과 내부가 소실되는 아픔을 겪었으나 정성껏 복원되어 다시 예배의 집으로 돌아왔다. 개신교 순례자에게도 이곳은 피로 증언된 신앙 위에 예배의 집이 세워지는 역사를 보여주는 곳으로, 순교자들의 믿음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돌아볼 만하다. 복원된 성당의 단정한 벽돌 아름다움과 언덕 아래 서소문 방향의 전망을 함께 눈여겨보고, 가능하다면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과 묶어 하나의 순례길로 걸어 보라.

✝ 순례자의 묵상박해가 끝나자 신자들은 처형장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예배당을 세웠습니다. '산 위에 있는 동네가 숨겨지지 못할 것이요'(마 5:14)라는 말씀처럼, 순교의 땅을 굽어보는 이 작은 성당은 죽음보다 강한 소망의 등불이 되었습니다. 내 삶은 어느 언덕 위에서 무엇을 비추고 있습니까.

Yakhyeon Catholic Church — Seoul Jung-gu

Completed in 1892 to a design by Fr. Eugène Coste — six years before his Myeongdong Cathedral — Yakhyeon is Korea's first Western-style brick church and a designated historic site, named for the herb-field hill on which it stands. Believers deliberately raised it overlooking the Seosomun execution ground, turning the memory of death into a declaration of resurrection hope, and its modest Gothic form became the prototype for Korea's brick churches. Gutted by fire in 1998, it has been faithfully restored. Walk it together with the Seosomun Shrine History Museum below as one pilgrimage route.

✝ PILGRIM'S REFLECTIONWhen persecution ended, believers built their church on the hill overlooking the execution ground. 'A town built on a hill cannot be hidden' (Matt 5:14) — this small sanctuary became a lamp of hope stronger than dea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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